...벤야민은 자살에 대한 특유한 현대적인 충동이 있다고 생각했다. 자살은 의지의 패배에 대한 영웅적 의지의 반응으로
이해되고 있다. 자살을 피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영웅주의를 넘어, 의지의 작용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벤야민은 말한다.
파괴적 인물은 갇힌 듯한 기분이 들 수 없다. "어느 곳에서나 길을 보기" 때문이다. 존재하는 것을 파편화하는 작업에
쾌활하게 몰두하며, "스스로를 교차로에 위치시킨다."
파괴적 인물에 대한 벤야민의 묘사는 일종의 정신의 지크프리트, 신의 비호를 받고 있는 씩씩하고 어린애 같은 야수를
연상시킬 것이다. 이 묵시록적 염세주의에 토성적 기질의 범위 안에 언제나 존재하는 아이러니가 없었다면 말이다.
아이러니는 우울한 인간이 자신의 고독, 비사회적인 선택에 부여하는 긍정적인 이름이다...
...열정적으로, 그러나 또한 아이러니컬하게 벤야민은 자기 자신을 교차로에 위치시킨다. 신학자, 초현실주의자/미학자,
공산주의자 등 자신의 여러 '위치'를 열린 채로 두는 것이 벤야민에게는 중요했다. 한 위치가 다른 위치를 수정하는
역할을 하므로 벤야민은 이 전부가 필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