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TWISTED MIRR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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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집 한 권, 장편 한 권. 작가로서의 결과물. 기자 생활을 거쳐 현재는 직원 만 명 회사에서 이런저런 경험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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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샌드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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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2007/01/21
    괴물의 인간학

...벤야민은 자살에 대한 특유한 현대적인 충동이 있다고 생각했다. 자살은 의지의 패배에 대한 영웅적 의지의 반응으로
이해되고 있다. 자살을 피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영웅주의를 넘어, 의지의 작용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벤야민은 말한다.
파괴적 인물은 갇힌 듯한 기분이 들 수 없다. "어느 곳에서나 길을 보기" 때문이다. 존재하는 것을 파편화하는 작업에
쾌활하게 몰두하며, "스스로를 교차로에 위치시킨다."

  파괴적 인물에 대한 벤야민의 묘사는 일종의 정신의 지크프리트, 신의 비호를 받고 있는 씩씩하고 어린애 같은 야수를
연상시킬 것이다. 이 묵시록적 염세주의에 토성적 기질의 범위 안에 언제나 존재하는 아이러니가 없었다면 말이다.
아이러니는 우울한 인간이 자신의 고독, 비사회적인 선택에 부여하는 긍정적인 이름이다...

...열정적으로, 그러나 또한 아이러니컬하게 벤야민은 자기 자신을 교차로에 위치시킨다. 신학자, 초현실주의자/미학자,
공산주의자 등 자신의 여러 '위치'를 열린 채로 두는 것이 벤야민에게는 중요했다. 한 위치가 다른 위치를 수정하는
역할을 하므로 벤야민은 이 전부가 필요했다. 

                                                                                           - 수전 손택, '토성의 영향 아래Under the Sign of Satu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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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치멘이나 다크 나이트 리턴즈 같은, 80년대 그래픽 노블의 시대를 연 고전들에는 종말에 대한
정조가 담겨 있다. 지구 멸망의 시계도 한창 돌아갈 때였다. (지금도 돌아가나?)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종말과 절멸에 대한 환상은 나도 품고 있었던 것이고. 왜 99년에 지구는 멸망하지 않았단 말인가?
서기 999년을 넘어서, 서기 1000년 이후에 나같은 물음을 던진 사람이 한둘은 아니었겠지.

샌드맨은 그런 점에서 현대적이다. 종말이 아닌 영원을 다룬다. 'D'로 시작하는 이름을 가진, 영원의
형제 자매들이 등장인물이다. 주인공은 꿈Dream이고, 그의 누나는 죽음Death이다. 그리고 운명Destiny,
욕망Desire,절망Despair, 분열Distortion 등등. 시간과 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인간사를 재구성하고
희로애락을 그린다. 마음에 드는 대목은, 제1권에서 자신의 물건을 찾으러 지옥으로 간 꿈이 그를
에워싼 악마들에게 하는 말이다. "이곳에 갇힌 자들에게 천국을 꿈꿀 능력이 없다면 지옥에 무슨 힘이
있을까?"

인간은 영원의 인형, 영원은 인간의 인형. 이건 제2권의 주제.

3,4권도 출간됐다. 주문해야지.

---

20여분 전에 이 글을 썼을 때, 로저 젤라즈니가 쓴 <신들의 전쟁>을 닐 게이먼의 것과 착각했다.
한글판 제목은 같지만 원제는 다르다.

---
...라고 썼는데 젤라즈니 작품의 번역본 제목은 <신들의 사회>다.

허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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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기종목 중에 좋아하는 건 야구와 골프. 축구는 도통 재미를 붙일 수가 없다. 월드컵 때에나 그밖의 국가
대행전 경기에도 관심이 없다. 술상을 거하게 차려놓은 곳에서 초대를 한다면 모르겠지만... 아니, 이젠
술은 지겹다. 물론 인생살이란 게 그렇지만, 지겨워도 억지로라도 해야 하는 게 있는 법이다. 숨쉬기, 물마시기.

대체 뭔 소리냐.

레너드 코페트의 <야구란 무엇인가>를 샀다. LG트윈스에서 비매품으로 냈을 때 빌려서 본 책인데,
깨끗한 흰색 표지에 장정이 잘 된 모습을 보니 반가웠다. 야구서적으로 최고의 책이라 하겠다. 인터넷
등에 올라오는 전문가들의 칼럼에서도 이 책의 냄새를 맡을 수 있다. 그 정도로 영향력이 깊다.

갠적으론 코페트의 또다른 명저 <The Man in the Dougout>도 재출간되면 좋겠는데... 나는 OB베어스
(지금은 그래, 물론 두산베어스다)에서 <야구에는 민주주의가 없다>라는 제목으로 출간한 비매품을
선물로 받아서 갖고 있다.

야구를 왜 좋아하냐고? 인생의 축소판같아서. (그럼 축구는 안 그렇냐? 라고 반문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어쨌든 난 축구에 대해 모른다. 하!) 스포츠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자질인 운동능력과 아울러
심리적인 요소가 깊이 개입되는 종목이기에. 두려움, 욕심, 갈망, 그런 감정들 말이다.

골프도 그렇다. 그래서 야구선수들이 비시즌에는 골프에 미치는 것일지도 모르지. (재밌는 건, 타자보다
투수들이 전반적으로 더 나은 골프 실력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아래는 <야구란 무엇인가>에서 내가 좋아하는 대목 중 하나.
 
---

보스턴 레드삭스의 로저 클레멘스가 당대 최고의 강속구 투수로 군림하고 있던 1980년대 중반, 뉴욕
메츠에는 드와이트 구든이라는 걸물이 나타나 삼진을 무더기로 빼앗으며 '닥터 K'라는 별명을 얻고
있었다. 클레멘스는 1986년 스무 개의 삼진을 뺏어 내 9이닝 게임 최다 탈삼진 신기록을 수립했으며
구든은 1984년에 276탈삼진으로 애스트로돔에서 펼쳐진 올스타전에 출전, 구든을 상대로 베팅을 할
기회가 있었다. 그들은 양 리그의 선발투수들이었다.

...

구든은 클레멘스에게 직구를 던졌다. '구든의' 직구를.
클레멘스는 포수 게리 카터를 돌아보며 물었다.
"지금 저 친구가 던진 공이 내가 던지는 것만큼 빠릅니까?"
이는 곧 '나도 저만큼 빠른 공을 던지는가요?'라는 물음이었다.
"그야 물론이지."
그러자 클레멘스는 혼자 생각했다. 저토록 빠른 공은 인간으로서 도저히 쳐낼 수 없다. 타석에서 빠른
직구의 위력을 스스로 체험해 본 그는 그 뒤 정교한 투구 배합에는 별로 신경쓰지 않고 빠른 직구를
최대한 활용했다. 그것은 현명한 결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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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특집으로 갖고 있는 흑마술에 대한 서적을 공개. 장편을 쓰기 위해 사 모은 건데... 2006년 문학동네
소설상에 응모할 때에는 어디까지 깊이 들어가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아 어정쩡하게 다뤘다.

최종심에서 떨어지는 데에도 어느 정도 이유가 된 것 같다. 결국 책을 낼 때에는 거의 다 날려버리고
말았다. 늘 그렇지만, 글이란 건 줄이고 압축할수록 더 좋아진다. 돌이켜보면, 사소한 세부에 집착
하다 괜히 삽질했다는 생각이 든다...

흑마술에 대해서 수박 겉핥기식으로나마 공부를 한다고 하자 몇몇이서 질문을 던지고 부탁을 해왔다.

"정말 악마를 불러내 보신 건가요?" (이건 질문)
"다 읽으시면 저도 빌려볼 수 있을까요?" (이건 부탁)

세상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악마를 필요로 하는 걸까? 궁금해진다. 뭔가를 갈망하기 때문에 - 누군가에
대한 증오나 애정, 사물에 대한 욕망 그 어떤 것이든 간에 - 그리고 매주 나가서 기도하는 것만으로는 넘을
수 없는 큰 장벽이 자아와 타자 사이에 놓여 있다고 확신하기에 영혼이란 걸 마치 신장 하나 떼어주듯
팔고 싶어지는 것이겠지. 뭐 이런 게 내 주제이기도 한데...

정말 코미디였던 건, 사이먼 판 <Necronomicon> - 굳이 소개는 하지 않겠다 - 에서는, 악마를 불렀는데
나타나지 않는다면 그 악마가 다른 자의 소환에 응해 다른 곳에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나온다. 그러니까
악마는 바쁘시다는 것이다. 네크로노미콘의 악마가 어디 한둘도 아닌데 말이다. (선한 신도 있고 악한 신
- 악한 존재를 부르기 위한 'Book of Worm'이라는 챕터가 있다 - 도 있는데, 공통된 것은 누굴 부르든
'인과관계'의 법칙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사이먼은 Necronomicon Spellbook 이라는, 선한 신들을 부르는 요령을 요약한 '실용서' 도 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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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Quette가 쓴 알레이스터 크로울리의 마술에 대한 해설서. 크로울리의 마술에 대해 필요한 도구,
외워야 하는 주문, 펜타그램 그리기, 손과 몸동작 등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놓았다. 너무 구체적이라
읽는데 골치가 아팠다. 이 저자는 크로울리가 고안한 토트 타로에 대한 해설서도 썼는데...아마존
독자 평가에서는 찬반이 오간다. 너무 학술적인 얘기가 많다는 것이 반감을 사지만 그래서인지 내용은
충실한 것 같다. (세상에. 카드 뒷면의 그림을 해설하는 데 한 챕터를 할애했다니!)

갠적으로 타로점을 칠 땐 토트 타로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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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DuQuette이 공동 저자로 참여한 크로울리의 마술서. 크로울리의 오리지널 마술이 아닌,
괴티아 - 구약의 위대한 왕 솔로몬이 저자라는 마술서인데 다들 뻥이라고 생각한다 - 를 크로울리
스타일로 주해한 것으로 보면 되겠다. 참고로 크로울리는 괴티아 마술의 효력에 대해선 처음엔
심히 회의적이었다고 한다. (그렇겠지. 그 자신이 따로 어떤 '존재' - Aiwass라는 이름이다 - 를
만났다고 하니까) 여튼 괴티아의 악마를 불러내는 방법 그리고 악마들에 대한 해설이 그림과 함께
붙어 있는데, 그림은 꽤나 조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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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마술의 기원과 역사에 대한 책이다. 소환법은 간략하게 다뤄져 있다. 마술의 이론적 배경을 이해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갠적으로도 참고가 많이 됐다... 사실 이 책 하나만 있으면 되는 거였는데...
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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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백마술과 흑마술에 대한 설명 및 의식과 시연법을 꽤 충실하게 설명하고 있다. 흑마술에 대해서도
꽤 분량을 할애했다. Black Arts와 이 책을 읽으면 흑마술에 대해서도 꽤 오래 떠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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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가 Urban Rituals, Spells, and Shamanism이다... 갠적으로 대단히 재밌고 유익하게 읽은 책.
지금 준비하고 있는 차기작에도 이 책의 내용을 필히 넣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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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술적 실체'를 불러내는 법을 다룬 실용서적이다. 특정한 악마가 아니라, 부르는 자의 목적에
부합하는 존재를 창조하는 법을 설명하고 있다. 정 필요한 분들은 사서 보시라. 집안 청소를 맡길
수 있는 것 같진 않다.

그밖에 번역서로 볼만한 책이 있다면

<홀로그램 우주>(물리학자 데이비드 봄이 쓴 책인데 마술 그 자체를 다루고 있진 않지만 마술의
이론적 배경을 제공하고 있다. 이거 원서로 읽다가... 번역서가 이미 나왔다는 사실을 알고는
땅을 쳤다)

<솔로몬의 열쇠>(솔로몬의 마술서는 두 종류다. 하나는 백마술. 바로 이 책이다)

<마법사의 책> -> 이건 비추다. 두껍고 비싸기만 하고 별 도움은...

DVD자료로는 The Magick of Solomon이라는 제목의 것이 하나 있다... OTA교단이라고,
아스타로트를 숭배하는 사람들이 자기네 의식을 찍은 건데...

마술 거울에 아스타로트가 나온다고 하길래 주문한 건데...

안습이었다.

대체 내가 이걸 얼마 주고 산 거냐... 아래 사진은 아스타로트를 불러내는 의식의 한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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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다니는 혼돈... H.P.러브크래프트의 공포 소설에 등장하는, 외계의 신(Outer Gods) 중 하나인 Nyarlathotep.

인간과 외계의 신 사이의 중개자. 지식을 가져다 주는 척 하면서... 인간 사회에 혼란과 파멸을 불러
일으키는 존재인데, 배트맨 : 다크나이트에서 조커와 같은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어젠 제사 때문에 부모님 집에 있으면서 러브크래프트의 소설을 뒤적뒤적.

동서추리문고에서 내놓은 일역본들인데, 니얄라토텝은 그래서 나르랴흐토테프, 크툴루는 크투루프...

안 그래도 괴이한 이름들을 더욱 괴이하게 만들어 놓았다.

러브크래프트 작품에선 니얄라토텝 외에는 그닥 매력적인 캐릭터가 없다.
 
수 조년 동안 인간의 피에 굶주린 사악한 마신 Cthulhu는, 태평양 바다에서 부활했다가 고작 증기선에게 들이받혀서
다시 바다로 처박히지 않나... 1.6km의 키를 가진 녀석이 쓰러지는 방식치곤 심히 민망하다.

키가 2미터44cm의, 반은 외계의 존재이고 반은 인간인 사악한 주술사는

고대의 주술서 네크로노미콘을 훔치려다 도서관을 지키는 개에게 물려 죽는다.

어찌보면, 러브크래프트의 가장 엽기적 상상력은 온갖 잡신들 - '옛 지배자 Ancient Ones' - 들이 한때 지구를
지배했으며 이제 다시 복권을 꾀한다는 신화보다도...

저 엄청난 괴물들이 한방에 허무하게 쓰러지도록 만든 게 아니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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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달에 한권씩 책을 사주겠다는 데스크의 말에 따라 구입한 책.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촉발한
미국 금융 위기의 세계적 확산을 앞서 경고했다. 슈퍼 버블의 붕괴.

 버블 붕괴 이후에 어떤 세상이 올지는 그도 누구도 모를 일인데, 그래도 중국과 인도, 중동
산유국 등 낙관적인 요소들도 있긴 있다고 한다. 버블의 붕괴가 곧 멸망을 뜻하는 건 아니다.
다만 다른 세계가 열리는 것이다... 천국이 도래할 일이야 없겠지.
 
 수요 공급 법칙, 시장 참여자의 합리성 등을 전제로 하는 고전주의 경제학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재귀성 이론을 소로스는 주장한다. 어쩌면 일반인들에게는 당연한 소리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나처럼 '업계'와 '정책 당국'의 현장을 지켜보는 사람으로서는, 소로스가 자기 이론은 주류
경제학에서 전혀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있다고 푸념하는 것이 이해가 간다.

 그래도 이번 노벨 경제학상은 크루그먼이 탔다. 주류 경제학에선 이미 구닥다리로 취급받는
고전주의 경제학이 왜 언론과 정치가들에게서는 '주류'처럼 받아들여지는지 의아해하는 그가.
그의 분석에 따르면, 경제학자들이 글을 너무 못 써서 그렇다나.

  문장은 사람을 선동할 수 있어야 할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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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기자 출신 칼럼니스트 로버트 해리스의 <고스트 라이터>. 영국 전 총리 애덤 랭의 최측근이자
회고록 집필 작가의 죽음으로 출발한다. 애덤 랭의 모델은 토니 블레어. 작가가 이라크전 참전을
결정한 블레어에게 강한 반감을 보였다기보다는, 블레어가 물러난 게 결국 이라크전에 대한 '거짓말'
이었음을 생각하면 블레어에 대한 영국민의 반감을 대변했다고 보는 게 옳겠다.

여튼 국제부에 있을 때 생각이 많이 나게 하는 작품. 간만에 읽은 소설이기도 하다. 어젠 집에서 블랙
달리아 1,2권을 갖고 왔다. 다시 읽어야지.

얼마 전(2주? 3주 전?)에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읽었다. 군데군데 지나치게 감상적인 대목이
걸리긴 했지만 하드보일드한 문체는 박력이 넘쳤다.

나는 여전히 초보이자 풋내기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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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이 좋다기에 샀다. 요즘 빌더들은 벌크는 이전 세대와는 비교할 수 없게 엄청나지만
미학적인 측면에서는 떨어진다고 본다. (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며, 미스터 올림피아
심사위원들이 말은 그렇게 안 하면서도 근매스에 치우친 채점을 한다고들 생각한다)

운동법, 영양학 등 외에도 무대에서 빌더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경쟁하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세르지오 올리바, 프랑코 콜롬부 등과의 대결에서 자신의 단점을 감추고 장점을
부각하기 위해 어떻게 포즈 대결을 벌였는지 등등... )

뭐, 저렇게 책을 사봤자 대리만족 정도. 그냥 허리사이즈 30에 식스팩을 유지하는 정도가,
이제 30대 중반에 들어선 나이에 일주일에 3~4회 술을 마셔야 하는 나로서는 최선인 것 같다.

2주 전은 정말 죽음이었다. 월-화-수-목을 새벽까지 마시고 토요일에도 또 마셨다니!
지난 월요일에는, 더욱...

집에선 예전에 쓰던 스트랩을 갖고 왔다. 오랜 동안 운동을 못 해서 그립이 많이 약해졌다.
데드리프트를 하는데 100kg를 드는 건 문제가 없는데 손의 힘이 금방 빠져 두어번 들고는
바닥에 내려놓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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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거 블루스
윌리엄 더프티 지음, 이지연.최광민 옮김/북라인

한달에 두어 번은 크리스피 크림 도넛을 한 더즌 먹는다. 도넛 진열대 앞에
서 있을 때 점원이 건네주는 오리지널 글레이즈드까지 합치면 13개를 한번에 먹어치우는 것이다. 얼마 전에는 집에 포장해 갖고 오지 않고 매장에서 먹은 일이 있었는데, 점원이 한 더즌을 한번에 먹으려 한다는 걸 믿지 않고 상자에 포장해 주는 바람에 민망하시게도 테이블에서 앉아서 상자를 펼쳐놓고 먹는 장면을 연출해야 했다.

설탕을 잔뜩 섭취한 뒤의 나른함과 포만감. 고대인들이 크리스피 크림을 먹었더라면, 한입 베어무는 순간에는 미뢰가 충격을 흡수하지 못해 얼얼함을 느꼈을 것이다. 시간이 좀 지나면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강렬한 자극을 받은 뇌는, 또다른 자극을 갈구할 것이다... 크리스피 크림은 신 혹은 악마의 음식으로 기록되리라.

<식도락 여행>이라는 책이 재현하고 있는 클레오파트라의 만찬을 보자. 카이사르가 클레오파트라에게 반하게끔 도왔던 만찬 속의 디저트 포도 케이크의 레시피를 보자.

포도 500g, 버터 80g, 액상 꿀 100g, 달걀 3개, 밀가루 120g, 소금 1/2찻술, 베이킹파우더 1찻술, 아몬드잎 3술.

당시에 베이킹파우더는 존재하지 않았겠지만 일단 넘어가도록 하자... 레시피상으로 포도와 꿀의 달콤함은, 자연적인 당분이 주는 길고 느릿한 단맛이다. 크리스피크림과 같은, 정제당으로 범벅이 된 음식이 주는 즉각적으로 찌르는 듯한 단맛과는 차이가 있다.

정제당이 주는 단맛의 핵심은 순수함이다. 정제 과정에서 단백질과 비타민, 미네랄이 사라진 순수한 칼로리 덩어리. 몸은 설탕을 대사하기 위해 엄청난 비타민과 미네랄을 소모한다. <슈거 블루스>의 설명을 읽어보자. 설탕은 독이다.

남는 것은 오직 순전히 정제 탄수화물이다. 그러나 정제 과정에서 사라져 버린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이 있어야 정제 전분과 탄수화물을 몸에서 이용할 수 있다... 탄수화물이 불완전하게 대사되면 피루빅산이나 다섯 개의 탄소 원자를 주축으로 한 5탄당 같은 독성 대사 물질인 불완전 당이 나온다. 피루빅산은 뇌와 신경계에 축적되고 불완전 당은 적혈구에 축적된다. 이런 독성 대사 물질은 세포 호흡을 방해한다. 생존에 필요한 산소가 없어 정상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다. 시간이 흐르면 세포가 죽기 시작한다... 정제 탄수화물(정제 당, 흰 밀가루, 흰 쌀, 마카로니, 아침식사용 시리얼)이 현대인의 식사의 반 이상을 차지한다니, 왜 요즘 사람들이 퇴행성 질병을 더 많이 앓는지, 굳이 엄청난 돈을 들여 연구할 필요가 있겠는가?

물론 사람들은 정제 탄수화물의 해악을 잘 모른다. 언론 등에서 그 위험이 잘 알려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요즘 트랜스지방에 대해 난리법석을 떨고 있지만 한국인의 식단에서 가장 문제는 흰 쌀밥과 같은 정제 탄수화물인데 말이다. (빵, 그것도 통밀이나 호밀빵을 먹는다고 해도, 포장의 성분표시를 읽어보면 알겠지만 대부분 시판되는 제품에서 호밀/통밀의 비율은 10%도 안 된다)

<슈거 블루스>가 추적하는 설탕의 역사를 읽어보면 왜 정제 탄수화물의 해악이 널리 알려지지 않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설탕은 독이라기보다는 우리 사회의 본질이다. 돈과 마찬가지로 설탕은 순수한 에너지, 우리로 하여금 끊임없이 갈구하게 만드는 유혹 그 자체다. 유혹에는 뒷면이 존재하지 않는다... 유혹은 유혹일 뿐이다. 안식없는 방황. 내가 크리스피크림을 먹을 때마다 하는 생각이기도 하다.

아래 사진은 오늘 해치운 크리스피크림 1더즌+오리지널 글레이즈드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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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니발 라이징
토머스 해리스 지음, 박슬라 옮김/창해


"호기심 때문이겠죠."
"무엇에 대한?"
"박사님이 여기에 계시는 까닭에 대한 호기심, 박사님에게 일어났던 일에 대한 호기심"
"스탈링 수사관, 내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 아니고 내가 일으킨 거랍니다.

당신은 그렇게 만들고 싶겠지만, 나는 사회를 내게 영항을 미치는 하나의 영향권으로 인정할 만큼 허약하지 않아요. 스탈링 수사관, 당신은 행동주의자들의 학설에 따라 인간의 행위를 선악의 이분법으로 나누고 있군요. 당신은 모든 인간을 도덕적 존엄성이라는 잣대로 재고 있소만, 개인의 과실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아요."

<양들의 침묵>에서 한니발 렉터와 스탈링이 첫만남에서 나누는 대화다. 렉터가 사상 최악(최고?)의 살인마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이유를 그 자신이 잘 설명해주고 있다. <레드 드래건>과 <양들의 침묵>에서 토머스 해리스는 렉터라는 인물과 그의 범죄를 설명하기 위해 과거사를 구구절절 부연하지 않는다. 단지 렉터의 대사와 행동이 모든 것을 설명토록 한다. 그럼으로써 렉터는 선악을 초월한 살인기계가 된다. 자신의 의지로 작동되는.

해리스는 <한니발>에서부터 렉터의 인간화를 시도한다. 그 시도는 상당히 성공적이다 - 렉터의 식인 취향과 방대한 지식을 저장하는 기억의 궁전, 놀라운 감각, 그리고 스탈링에 대한 애정은 <한니발 라이징>에서 완전하게 설명된다. 이제 렉터라는 인물은 사연을 가진 '등장 인물'의 한 사람으로 격하되며, 렉터 연작은 무해한 상업소설이 된다. 동양 - 구체적으로는 일본 - 에 대한 서구인들의 막연한 신비감은 때로 소화불량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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