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 출간 당시 표지. 이후 잭 니콜슨이 흰자위를 드러낸 광기어린 표정을 짓는 유명한 사진이 들어간
것으로 표지가 바뀌어 재출간됐고, 2002년에 뚱한 표정의 어린애가 오버룩 호텔을 상상하는 그림으로
표지가 다시 바뀌어 나왔다.
보르헤스가 소설 속 반전에 대해 한 말이 있다.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만약 그 작품에서 볼만한
것이 반전밖에 없다면 두번 다시 읽을 필요가 없을 거라는 식의. 개인적으로, 좋다고 생각하는 소설과
영화는 되풀이해서 감상하는 쪽이다. 그렇게, '이블데드3'는 스무번쯤 본 것 같다. (샘 레이미 좋아한다)
히치콕 영화들도 서너번 이상씩 봤고. 초기작 등에서 빼놓고 못 본 것도 있지만. (북북서, 그리고 이창
좋아한다) 그밖에... 팀 버튼의 배트맨1편도 그렇고...(조커와 배트맨이 서로 '네놈이 날 이렇게 만들었어'
식의 대사를 주고받는 클라이맥스 부분을 좋아한다)
스포일러에 대해서는 개의치 않는 쪽이다. 결말을 알고 보면 재미없다면, 결말을 모르고 봐도 마찬가지라
생각하기에. 사실 영화를 보기 전에 이것저것 정보를 알고서 보는 편이다. 선입견 없이 감상한다는
말은 무의미하다. 우리 머리속은 선입견을 쑤셔넣어 볼썽 사납게 부푼 지갑 같은 상태니까.
스티븐 킹은 반전의 키워드를 효과적으로 활용한다. 샤이닝의 경우는 REDRUM이라는 단어일테다. 최신작
듀마 키에서는 '테이블이 새고 있다' 라는 말이다. 반전의 순간은, 오로지 그 때를 위해 모든 것을 충전해
놓은 듯 인물과 사건이 한점에 응축된다. 그리고 그 순간이 지나가고 나면, 우리가 지금껏 지나쳐왔던
소소한 실마리들을 찾아서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게 된다.
킹의 세계에서 선과 악은 뚜렷한 경계선을 사이에 두고 있다. 인간의 육체는 악의 매체다. 가장 허약한
부분을 파고들어 조금씩 틈을 벌여 마침내 이성의 벽을 무너뜨리고, 한걸음 더, 바깥으로 나가게 만드는.
그런 모습을 가장 효과적으로, 치밀하게 묘사하는 작가가 바로 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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