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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집 한 권, 장편 한 권. 작가로서의 결과물. 기자 생활을 거쳐 현재는 직원 만 명 회사에서 이런저런 경험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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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1/25
    설탕의 힘 (2)
슈거 블루스
윌리엄 더프티 지음, 이지연.최광민 옮김/북라인

한달에 두어 번은 크리스피 크림 도넛을 한 더즌 먹는다. 도넛 진열대 앞에
서 있을 때 점원이 건네주는 오리지널 글레이즈드까지 합치면 13개를 한번에 먹어치우는 것이다. 얼마 전에는 집에 포장해 갖고 오지 않고 매장에서 먹은 일이 있었는데, 점원이 한 더즌을 한번에 먹으려 한다는 걸 믿지 않고 상자에 포장해 주는 바람에 민망하시게도 테이블에서 앉아서 상자를 펼쳐놓고 먹는 장면을 연출해야 했다.

설탕을 잔뜩 섭취한 뒤의 나른함과 포만감. 고대인들이 크리스피 크림을 먹었더라면, 한입 베어무는 순간에는 미뢰가 충격을 흡수하지 못해 얼얼함을 느꼈을 것이다. 시간이 좀 지나면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강렬한 자극을 받은 뇌는, 또다른 자극을 갈구할 것이다... 크리스피 크림은 신 혹은 악마의 음식으로 기록되리라.

<식도락 여행>이라는 책이 재현하고 있는 클레오파트라의 만찬을 보자. 카이사르가 클레오파트라에게 반하게끔 도왔던 만찬 속의 디저트 포도 케이크의 레시피를 보자.

포도 500g, 버터 80g, 액상 꿀 100g, 달걀 3개, 밀가루 120g, 소금 1/2찻술, 베이킹파우더 1찻술, 아몬드잎 3술.

당시에 베이킹파우더는 존재하지 않았겠지만 일단 넘어가도록 하자... 레시피상으로 포도와 꿀의 달콤함은, 자연적인 당분이 주는 길고 느릿한 단맛이다. 크리스피크림과 같은, 정제당으로 범벅이 된 음식이 주는 즉각적으로 찌르는 듯한 단맛과는 차이가 있다.

정제당이 주는 단맛의 핵심은 순수함이다. 정제 과정에서 단백질과 비타민, 미네랄이 사라진 순수한 칼로리 덩어리. 몸은 설탕을 대사하기 위해 엄청난 비타민과 미네랄을 소모한다. <슈거 블루스>의 설명을 읽어보자. 설탕은 독이다.

남는 것은 오직 순전히 정제 탄수화물이다. 그러나 정제 과정에서 사라져 버린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이 있어야 정제 전분과 탄수화물을 몸에서 이용할 수 있다... 탄수화물이 불완전하게 대사되면 피루빅산이나 다섯 개의 탄소 원자를 주축으로 한 5탄당 같은 독성 대사 물질인 불완전 당이 나온다. 피루빅산은 뇌와 신경계에 축적되고 불완전 당은 적혈구에 축적된다. 이런 독성 대사 물질은 세포 호흡을 방해한다. 생존에 필요한 산소가 없어 정상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다. 시간이 흐르면 세포가 죽기 시작한다... 정제 탄수화물(정제 당, 흰 밀가루, 흰 쌀, 마카로니, 아침식사용 시리얼)이 현대인의 식사의 반 이상을 차지한다니, 왜 요즘 사람들이 퇴행성 질병을 더 많이 앓는지, 굳이 엄청난 돈을 들여 연구할 필요가 있겠는가?

물론 사람들은 정제 탄수화물의 해악을 잘 모른다. 언론 등에서 그 위험이 잘 알려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요즘 트랜스지방에 대해 난리법석을 떨고 있지만 한국인의 식단에서 가장 문제는 흰 쌀밥과 같은 정제 탄수화물인데 말이다. (빵, 그것도 통밀이나 호밀빵을 먹는다고 해도, 포장의 성분표시를 읽어보면 알겠지만 대부분 시판되는 제품에서 호밀/통밀의 비율은 10%도 안 된다)

<슈거 블루스>가 추적하는 설탕의 역사를 읽어보면 왜 정제 탄수화물의 해악이 널리 알려지지 않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설탕은 독이라기보다는 우리 사회의 본질이다. 돈과 마찬가지로 설탕은 순수한 에너지, 우리로 하여금 끊임없이 갈구하게 만드는 유혹 그 자체다. 유혹에는 뒷면이 존재하지 않는다... 유혹은 유혹일 뿐이다. 안식없는 방황. 내가 크리스피크림을 먹을 때마다 하는 생각이기도 하다.

아래 사진은 오늘 해치운 크리스피크림 1더즌+오리지널 글레이즈드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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