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에서 머그컵이 왔다. 6만원 이상 주문자에게 주는 이벤트에 따른 것이었다. 내일 커피를 마실 때에는 이 컵을 써봐야 하나.
컵 안쪽, 오른손으로 컵고리를 잡아 마실 때 입이 닿는 쪽의 반대편에는 펼쳐진 책 그림이 조그맣게 새겨져 있다. 커피를 마시면서도 이 컵이 인터넷 서점에서 받은 것임을 상기하라는 뜻일까. 아님 사놓고 손도 대지 않은 책에 도전해보라는...?
오늘 도착한 책은 <라마찬드라 박사의 두뇌 실험실>(올리버 색스의 <화성의 인류학자>가 딸려 왔는데, 색스의 다른 저서인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보다 나은 것도 같다), 진중권의 <호모 코레아니쿠스>, 나치 전범이 쓴 <기억-제3제국의 중심에서> 였다.
<기억-제3제국의 중심에서>을 펼쳤을 때 튀어나온 인상적인 대목 하나 :
식사는 역시 간소한 요리로 구성된다....몇 주 동안은 히틀러 역시 새로운 요리인 캐비어를 맛있게 떠먹고는 그 맛에 감탄했다. 그러나 얼마 후 카넨베르크에게 가격을 물어본 히틀러는 깜짝 놀라 다시는 캐비어를 올리지 말라고 지시했다. 이후에 값이 싼 붉은 캐비어가 나왔지만 이 역시 비싸다는 이유로 금지됐다. 식탁에 드는 비용은 총통관저의 전체적인 비용지출을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캐비어를 먹는 지도자라는 이미지가 히틀러의 마음속에 품고 있던 자아상과 양립할 수 없었던 모양이다.
국민의 지도자를 자처하며, 근검한 삶을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술은 당시 서민들이 꿈도 꾸지 못하는 시바스 리갈을 즐겨 마셨다는 우리의 독재자가 떠올랐다.